솔직히 저는 미토콘드리아가 원래 독립적인 미생물이었다는 사실을 다큐멘터리로 처음 접했을 때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북유럽 신화의 이름을 딴 '아스가르드 고세균'을 연구하면서 이 수수께끼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약 20억 년 전 지구에 산소가 증가하면서 단순한 미생물들이 어떻게 적응했고, 그 결과 지금의 인간을 포함한 모든 복잡한 생명체가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예전에 느꼈던 그 신비로운 감정이 이번에도 되살아났습니다.
산소를 처리하는 고대 미생물, 진화의 열쇠를 쥐다
여러분은 지구상의 모든 복잡한 생명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해본 적 있으신가요? 그 답이 바로 '진핵생물(eukaryote)'이라는 특별한 세포 구조에 숨어 있습니다. 여기서 진핵생물이란 DNA를 담고 있는 핵과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 소기관을 가진 생명체를 의미합니다. 인간, 식물, 균류, 동물 모두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진핵생물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의문을 품어왔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약 24억~21억 년 전 발생한 '대산화 사건(Great Oxidation Event)'에 주목했습니다(출처: 네이처). 대산화 사건이란 지구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 사건으로, 이후 수십만 년 뒤 최초의 진핵생물 흔적이 화석으로 나타났습니다. 쉽게 말해, 산소가 많아지면서 생명체가 더 복잡한 형태로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진핵생물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아스가르드 고세균(Asgard archaea)'은 산소가 거의 없는 심해 열수 분출구에서만 발견되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산소가 필요한 복잡한 생명체의 조상이 왜 산소 없는 곳에 살았을까요?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연구팀이 2025년 2월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는 이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실마리를 제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얕은 해안 퇴적물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아스가르드 계통을 발견했는데, 이 중 일부는 산소에 내성이 있고 심지어 산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예전에 배웠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발견이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브렛 베이커 교수는 "우리 조상인 아스가르드인 중 일부가 산소를 이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진핵생물 진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아스가르드 고세균이 박테리아와 결합하여 진핵생물로 진화하기 전에 이미 산소를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북유럽 신화의 이름을 가진 미생물, 생명 역사의 잃어버린 고리
아스가르드 고세균이라는 이름이 재미있지 않으신가요? 이 미생물은 북유럽 신화의 신들이 사는 천상의 고향 '아스가르드'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2015년 북대서양 해저 화산 근처에서 처음 발견된 이 미생물의 한 문(phylum)은 '로키의 성'이라는 장소에서 발견되어 '로키아르케오타(Lokiarchaeota)'로 명명되었습니다. 여기서 문이란 생물 분류 체계에서 문-강-목-과-속-종 순서의 두 번째 단계로, 매우 큰 분류 단위를 의미합니다.
이후 발견된 다른 아스가르드 미생물들도 토르, 오딘, 헤임달 등 북유럽 신화 속 신들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과학과 신화가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복잡한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과정이 마치 신화 속 영웅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베이커 교수팀은 심해 열수 분출구와 얕은 연안 지역에서 채취한 샘플의 DNA를 대규모로 시퀀싱했습니다. DNA 시퀀싱이란 유전자의 염기 서열을 분석하여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읽어내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수백 개의 새로운 게놈을 수집하고, 아스가르드 미생물들 간의 유전적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여 생명 계통도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헤임달아르케아(Heimdallarchaea)'라는 계통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3년 연구에서 이 그룹은 고에너지 대사 경로(high-energy metabolic pathway)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출처: 텍사스 대학교). 고에너지 대사 경로란 영양분을 분해하여 많은 양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생화학적 과정을 의미합니다. 진핵생물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보인 것도 바로 이 헤임달 그룹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하여 아스가르드 미생물이 생산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헤임달 미생물의 일부 단백질은 진핵생물이 산소를 처리하여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단백질과 놀라울 만큼 유사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발견은 단순히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서, 우리 존재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가 제시하는 새로운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이론: 산소 없는 환경의 단순한 세포가 박테리아와 결합한 후 산소를 이용하도록 적응했다
- 새로운 발견: 아스가르드 고세균이 박테리아와 결합하기 전에 이미 산소를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 진화적 의미: 산소 내성 덕분에 아스가르드인들이 산소가 풍부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고, 이것이 박테리아와의 융합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덴마크 아르후스 대학교의 부락 아브치 교수는 "복잡한 생명체로의 전환은 산소 대사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낼 필요가 없었다. 필요한 구성 요소는 이미 존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는 생명의 진화가 우연의 연속이 아니라 어느 정도 준비된 과정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의학연구위원회의 버즈 바움 박사는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것은 수십억 년 전 사건의 현대 대표자"라며 신중한 해석을 당부했습니다. 현재의 아스가르드 미생물이 고대의 조상과 정확히 같지는 않을 수 있으며, 약 20억 년 전 실제 상황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진핵생물의 기원이 산소가 풍부한 해안 환경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베이커 교수는 향후 5~10년 안에 실험실에서 배양한 아스가르드 미생물이 진핵세포로 변하는 과정, 즉 '진핵세포 발생(eukaryogenesis)'을 직접 관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핵세포 발생이란 단순한 세포가 복잡한 진핵세포로 진화하는 과정 전체를 의미합니다. 만약 이것이 실현된다면, 우리는 생명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번 뉴스를 통해 과학이 아직도 풀지 못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 행성은 진핵생물이 지배적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복잡한 생명체들이 사실은 수십억 년 전 미세한 미생물들의 적응과 진화, 그리고 우연한 만남의 결과라는 사실이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우리의 기원에 대한 더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https://edition.cnn.com/2026/03/04/science/asgard-microbe-complex-life-ori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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