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 분열 (맨틀 플룸, 열곡대, 지각판)
본문 바로가기
과학

아프리카 대륙 분열 (맨틀 플룸, 열곡대, 지각판)

by trip.chong 2026. 3. 18.
반응형

예전에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지구는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내레이션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저 감탄만 했는데, 최근 아프리카 대륙이 실제로 갈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고 나니 그 말이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솔직히 대륙 분열이라는 게 교과서 속 먼 과거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아프리카

아파르 지역의 맨틀 플룸,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

아프리카 북동부 에티오피아의 아파르 지역은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곳 중 하나입니다. 여름철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는 이곳은 현지에서 "지옥의 관문"이라 불릴 정도로 극한의 환경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지질학자들에게 이곳은 오히려 천국과도 같은 연구 장소입니다.

그 이유는 이곳이 세 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특별한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에티오피아 주 열곡대(Ethiopian Rift), 아덴만 열곡대(Gulf of Aden Rift), 홍해 열곡대(Red Sea Rift)가 Y자 형태로 교차하는 이 지역에서는 대륙 열곡 작용(continental rifting)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출처: 사우샘프턴 대학교). 여기서 대륙 열곡 작용이란 지각판이 서로 멀어지면서 그 사이가 갈라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제가 이번에 관련 논문을 찾아보면서 가장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맨틀 플룸(mantle plume)의 작동 방식이었습니다. 맨틀 플룸은 지구 내부 깊은 곳에서 뜨거운 암석이 기둥처럼 솟아오르는 현상입니다. 2024년 6월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아파르 지하에 존재하는 맨틀 플룸은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불규칙하게 맥동한다고 합니다(출처: Nature 학술지).

이전까지는 맨틀 플룸이 균일한 성질을 가진 하나의 기둥이라고 생각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는 내부에 용융물의 양이나 화학적 구성 성분이 다른 여러 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과학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발전하는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확실하다고 여겨졌던 것도 새로운 관측 기술이 생기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니까요.

연구팀은 이러한 플룸의 이질성(heterogeneity)이 위에 있는 지각판의 열개 속도와 상호작용하면서 각 열곡대마다 다른 확산 패턴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해, 지하에서 올라오는 힘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세 개의 열곡대가 각각 다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열곡대의 확산 속도와 새로운 발견들

"그럼 얼마나 빨리 갈라지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에서 본 것처럼 눈에 보이는 속도를 상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홍해 열곡대와 아덴만 열곡대는 연간 약 15밀리미터씩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손톱이 자라는 속도의 절반 정도입니다. 에티오피아 주 열곡대는 이보다 훨씬 느려서 연간 약 5밀리미터 정도만 움직입니다.

저는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이 정도면 평생 가도 변화를 못 느끼겠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과학자들도 새로운 바다가 완전히 형성되려면 수백만 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우샘프턴 대학교에서 화산학을 연구하는 엠마 와츠 박사는 "사람들이 자극적인 제목에 현혹되어 당장 대륙이 무너질 것처럼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아주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느린 변화가 과학자들에게 왜 그토록 중요할까요? 바로 아파르 지역이 해양 지각(oceanic crust)이 형성되는 과정을 지상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해양 지각이란 바다 밑바닥을 이루는 암석층을 말합니다. 보통은 이런 과정이 이미 깊은 바닷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연구하기 어렵지만, 아파르에서는 아직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은 상태여서 연구자들이 직접 현장에 가서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화석들입니다. 지각판이 벌어지면서 오래된 퇴적층이 드러나는데, 여기서 약 500만 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네이처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260만 년 전에 멸종한 인류의 친척인 파란트로푸스(Paranthropus)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출처: 런던 자연사 박물관).

파란트로푸스는 강력한 턱 근육 때문에 '호두까기 인간'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번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위치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케냐 같은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에서만 발견되었던 이 종이, 예상보다 약 1,000킬로미터나 북쪽인 아파르 지역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이는 초기 인류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은 지역에 적응하며 살았다는 증거입니다.

지난 8월에는 또 다른 두 종류의 호미닌(hominin) 화석 치아가 발견되어 여러 종의 인류 조상들이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공존했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서 호미닌이란 현생 인류와 멸종한 인류 친척들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사건은 2024년 11월 오랫동안 휴면 상태였던 하일리 구비(Hayli Gubbi) 화산의 분화입니다. 이 분화로 발생한 화산재 구름은 인근 초원을 뒤덮었을 뿐만 아니라 멀리 인도까지 항공편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와츠 박사는 "이 지역의 화산 위험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많지 않은데, 이번 분화가 연구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요 연구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맨틀 플룸이 심장처럼 불규칙하게 맥동하며 각 열곡대마다 다른 확산 속도를 만들어냄
  • 260만 년 전 파란트로푸스 화석이 예상보다 1,000km 북쪽에서 발견되어 분포 범위 재평가 필요
  • 2024년 11월 하일리 구비 화산 분화로 인한 새로운 화산 위험 연구 기회 확보

저는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과학이 단번에 모든 답을 주는 게 아니라, 한 걸음씩 천천히 진실에 가까워지는 과정이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맨틀 플룸이 단순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파란트로푸스의 분포 범위도, 모두 새로운 관찰과 연구를 통해 수정되고 있으니까요. 와츠 박사의 말처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라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과학의 본질인 것 같습니다.

결국 아프리카의 분열은 수백만 년 후의 일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발밑에서 지구는 조용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에 현혹되지 않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차분하게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런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구의 변화를 바라보려 합니다. 당장 눈앞의 변화가 보이지 않더라도, 그 안에는 수백만 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요.


참고: https://edition.cnn.com/science/africa-continental-rift-afar-ethiopia-spc

반응형

TOP

Designed by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