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지금껏 블루문을 달이 실제로 파랗게 변하는 현상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름이 블루문이니 당연히 그런 것 아닐까 싶었죠.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알고 보니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뜰 때, 그 두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부른다는 것을요.

블루문 정의, 알고 보면 의외로 단순합니다
달의 공전 주기는 약 29.5일입니다. 여기서 공전 주기란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합니다. 우리가 쓰는 달력의 한 달은 30일 또는 31일이니, 공전 주기가 달력보다 약간 짧습니다. 이 미묘한 차이가 쌓이다 보면 한 달 안에 보름달이 두 번 들어오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두 번째로 뜨는 보름달을 달력상의 블루문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현상은 약 19년마다 7번꼴로, 대략 2~3년에 한 번 발생합니다(출처: EarthSky). 생각보다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닌 셈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사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나니 조금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블루문에는 종류가 두 가지 있습니다.
- 달력상 블루문: 한 달 안에 두 번째로 뜨는 보름달
- 계절 블루문: 한 계절(약 3개월)에 보름달이 4번 뜰 경우, 그 세 번째 보름달
계절 블루문은 달력상 블루문보다 더 드물게 찾아옵니다. 다음 계절 블루문은 2027년 5월 20일에 볼 수 있다고 하니, 이쪽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합니다.
마이크로문, 이번 블루문이 유독 작아 보이는 이유
이번 블루문에는 한 가지 덤이 붙어 있습니다. 바로 마이크로문 현상입니다. 마이크로문이란 달이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 즉 원지점 부근에서 보름달이 뜨는 현상을 말합니다. 원지점(遠地點, apogee)이란 달의 공전 궤도에서 지구와의 거리가 최대가 되는 지점으로, 이 반대편인 근지점(近地點, perigee)에서 뜨는 보름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릅니다.
달의 공전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라 타원형입니다. 그래서 달이 가장 가까울 때와 가장 멀 때의 겉보기 크기 차이가 약 10% 정도 납니다(출처: NASA). 이번 블루문이 뜨는 날,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406,093km로 평균 거리인 384,400km보다 약 2만 km 이상 멀어집니다. 올해 뜨는 보름달 중 가장 멀리 떨어진 마이크로문인 셈입니다.
저는 평소 달을 바라보며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솔직히 지금까지 달 크기 차이를 의식적으로 느껴본 적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도 맨눈으로는 10% 차이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고 하니, 크기에 지나치게 기대를 걸기보다 달이 뜨는 순간의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달이 정말 파랗게 보일 수는 있을까요
이름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저처럼 오해했을 텐데, 블루문이라는 이름이 파란 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달이 푸르다"는 표현은 1500년대부터 불가능한 일을 묘사할 때 쓰이던 관용어였고, 이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특정 천문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굳어졌다고 전해집니다.
그렇다고 달이 진짜 파랗게 보이는 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지구 대기 중에 900나노미터보다 작은 크기의 연기나 먼지 입자가 대량으로 떠 있을 경우, 달이 실제로 파란빛을 띠어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조건이 충족된 사례로는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 폭발 이후가 대표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화산재가 대기권에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달이 파랗게 보였다는 관측 기록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유성우가 온다는 소식에 밤늦게까지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는데, 기대와 달리 달빛이 너무 밝아서 유성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천문 현상은 이름이나 설명만 읽어서는 실감이 안 납니다. 직접 눈으로 봐야 그 무게가 달라지더라고요.
블루문 사진 잘 찍는 방법,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이번 블루문은 5월 30일 밤부터 31일 새벽에 걸쳐 관측 가능합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5월 31일 밤에 가장 밝은 보름달을 볼 수 있습니다. 보름달이 가장 밝게 빛나는 절정 시각은 미국 동부 기준 오전 4시 45분이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건 달이 막 떠오르는 시간대입니다.
달이 막 수평선 위로 떠오를 때, 그러니까 달출 시각 전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가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순간입니다.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 짙은 파란빛 배경에 달이 걸리는 이 시간대를 천문 촬영에서는 블루아워(Blue Hour)라고 부릅니다. 블루아워란 일출 직전과 일몰 직후 태양이 지평선 아래에 있어 하늘이 짙은 파랑으로 물드는 짧은 시간을 말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도 이 시간대에는 노출을 별도로 조정하지 않아도 달과 하늘을 함께 담아내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야간 모드보다 오히려 일반 모드에서 노출을 살짝 낮춰 찍는 쪽이 달의 세부 표면을 더 살려주더라고요. 삼각대가 없다면 벽이나 난간에 폰을 고정하는 것만으로도 흔들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라면 달을 배경으로 실루엣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의외로 잘 나옵니다.
천문 현상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경험은 기사나 영상으로 접하는 것과 온도가 전혀 다릅니다. 블루문이 실제로 파랗지도 않고 드라마틱하게 크지도 않다는 걸 이제는 알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3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이 순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밖으로 나가 하늘 한 번 올려다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다음번 블루문이 올 때쯤이면 오늘 밤이 꽤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참고: https://edition.cnn.com/2026/05/29/science/may-blue-moon-expla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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