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리 펑크 별세 (머큐리13, 우주 도전, 여성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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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월리 펑크 별세 (머큐리13, 우주 도전, 여성 선구자)

by trip.chong 2026.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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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월리 펑크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그냥 '용감한 할머니 우주 여행객'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2026년 7월 9일 87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뒤늦게 제대로 찾아봤더니, 제가 얼마나 얕게 알고 있었는지 부끄러워졌습니다. 60년 넘게 단 한 번도 꿈을 놓지 않았던 사람의 이야기가 거기 있었습니다.



머큐리13이 남긴 상처와 그 너머

1961년, 미국은 소련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민간 자금으로 조용히 진행된 프로그램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머큐리 13(Mercury 13)입니다. 여기서 머큐리 13이란 NASA가 남성 우주비행사 선발을 위해 사용한 것과 동일한 기준의 의학적·심리적 검사를 통과한 13명의 여성 지원자를 가리키는 말로, 당시에는 공식 NASA 프로그램이 아닌 민간 주도의 실험적 훈련 과정이었습니다.

월리 펑크는 그 13명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전 과정을 통과했습니다. 감각 차단 탱크(Sensory Deprivation Tank) 실험에서 10시간 35분을 버텨냈는데, 감각 차단 탱크란 외부 자극을 완전히 차단한 밀폐 수조 안에서 우주 고립 환경에 대한 심리적 내성을 측정하는 장치입니다. 당시 유명 우주비행사 존 글렌의 기록을 가뿐히 넘어섰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거절이었습니다. '여성이라서'라는 이유 하나로요. 저도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을 때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자책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펑크의 경우는 실력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시스템이 처음부터 그녀를 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단순한 감동 이상으로 다가왔습니다.

펑크는 좌절 대신 항공운송조종사(ATP: Airline Transport Pilot)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ATP란 상업용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민간 최고 등급의 조종사 자격증으로, 이를 취득한 여성은 당시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녀는 이후 연방항공국(FAA)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각각 최초의 여성 항공기 검사관, 최초의 여성 조사관이 되었습니다.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을 두드리는 방식이었습니다.

  • 머큐리 13 참가 당시 나이: 21세, 최연소 합격자
  • 감각 차단 탱크 기록: 10시간 35분 (존 글렌 기록 초과)
  • 총 비행 시간: 19,600시간 이상
  • 개인 조종 교습 이수자: 3,000명 이상
  • FAA 최초 여성 항공기 검사관, NTSB 최초 여성 조사관

'꿈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솔직히 그 말이 그냥 위로용 문구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펑크의 기록을 하나씩 확인하다 보니, 그 말이 실제로 살아낸 증거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출처: Lone Star Flight Museum)

요약: 머큐리 13 프로그램에서 최고 성적을 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주행이 막힌 펑크는, 포기 대신 항공 분야 최초 기록들을 쌓으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었습니다.

 

60년 만의 우주 도전, 여성 선구자의 완성

NASA가 첫 여성 우주비행사를 선발한 것은 1978년이었고, 샐리 라이드가 미국 여성 최초로 우주에 오른 건 1983년이었습니다. 펑크가 처음 거절당한 1961년으로부터 무려 22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이 사실을 보면 당시 거절이 얼마나 부당했는지 더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리고 2021년 7월,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자사 첫 유인 비행에 펑크를 '특별 손님'으로 초청했습니다. 탑승한 우주선은 뉴 셰퍼드(New Shepard)입니다. 뉴 셰퍼드란 고도 약 100km의 카르만 선(Kármán Line)을 넘어 준궤도 비행을 수행하는 재사용 가능 로켓 시스템으로, 카르만 선이란 국제적으로 우주와 대기권의 경계로 통용되는 고도를 의미합니다.

11분간의 비행. 82세의 나이로 무중력을 경험한 그 순간을 저는 영상으로 봤는데, 제 경험상 어떤 다큐멘터리보다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60년 전 불합리하게 닫혔던 문이 마침내 열리는 장면이었으니까요. 펑크는 이 비행으로 우주를 다녀온 최고령 여성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82세에 우주를 갔으니 해피엔딩"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는 수십 년 동안 그 기회를 박탈당한 시간의 무게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녀가 끝내 웃으며 "더 오래 있고 싶었다"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승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베조스는 비행 당시 아멜리아 이어하트가 대서양 횡단 비행 시 착용했던 고글을 함께 우주로 가져갔다고 밝혔습니다. 두 시대를 잇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블루 오리진은 공식 채널을 통해 펑크를 "60년에 걸친 여정의 결실"이라고 표현하며 그녀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전했습니다. (출처: Blue Origin)

저도 목표가 잘 안 풀릴 때 '이게 맞는 방향인가' 흔들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펑크의 이야기를 다시 읽으면서, 꾸준히 준비하다 보면 기회는 전혀 예상 못 한 형태로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도, 시대도 달랐지만, 그 기다림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무거운 것 같습니다.

요약: 60년의 기다림 끝에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에 오른 펑크는, 나이와 성별이 도전의 조건이 될 수 없음을 82세에 직접 증명했습니다.

우주비행사
우주비행사

자주 묻는 질문

Q. 월리 펑크가 머큐리 13에서 왜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했나요?

A.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펑크를 비롯한 13명의 여성은 남성 우주비행사와 동일한 기준의 훈련과 검사를 모두 통과했습니다. 다만 당시 NASA는 군용 제트기 시험비행 경력을 자격 요건으로 요구했는데, 여성에게는 군 조종사 자리 자체가 열려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배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이건 실력이 아닌 제도의 문제였습니다.

 

Q. 뉴 셰퍼드 우주선이 진짜 우주를 간 건가요?

A.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으로 보면 '우주'가 맞습니다. 뉴 셰퍼드는 고도 약 100km에 해당하는 카르만 선을 넘었고, 이 기준은 국제항공연맹(FAI)이 채택한 우주 경계선입니다. 다만 궤도를 도는 방식이 아닌 준궤도 비행이라는 점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 방문 같은 궤도 비행과는 다릅니다. 그 기준 차이를 두고 의견이 나뉘는 게 사실입니다.

 

Q. 월리 펑크는 어떤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나요?

A. 펑크는 개인용 조종사 면허부터 시작해 FAA가 발급하는 최고 등급인 항공운송조종사(ATP) 자격증을 포함한 거의 모든 조종 관련 자격을 보유했습니다. 그녀 스스로 "FAA가 요구하는 자격증은 다 있다"고 밝혔을 정도였습니다. 19,6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과 3,000명 이상의 교습 실적이 그 무게를 말해줍니다.

 

Q. 월리 펑크가 우주에 간 나이가 역대 최고령인가요?

A. 2021년 당시 기준으로, 펑크는 82세로 우주를 방문한 최고령 여성이자 역대 최고령 우주 탑승자였습니다. 이후 기록이 갱신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최신 현황은 관련 기관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러나 60년을 기다려 이룬 기록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결론

월리 펑크의 삶을 정리하면서 저는 '꾸준함'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녀가 특별했던 건 비범한 재능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거절당하고, 무시당하고, 제도에 막히면서도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는 일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에 비춰봐도, 어떤 목표가 바로 이뤄지지 않을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결국 방향을 만든다는 걸, 펑크는 87년의 삶으로 보여줬습니다.

나이나 성별이 도전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그 생각 자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완전히 해결된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월리 펑크의 이야기는 과거의 감동 실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기다림을 어떻게 채우고 있습니까.

참고: https://edition.cnn.com/2026/07/09/science/wally-funk-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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