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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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72

딸기 보름달 (마이크로문, 원지점, 슈퍼문) 6월 마지막 주 월요일 밤, 하늘에 '딸기 보름달'이 뜹니다. 달의 이름이 딸기 색깔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알아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이번 달은 올해 두 번째로 작은 마이크로문이기도 하고, 달 탐사 역사와도 묘하게 맞닿아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밤하늘 이벤트입니다. 딸기달과 마이크로문, 알고 보면 이름이 더 재미있습니다달이 뜨는 날 밤 7시 57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동쪽 지평선 근처에서 달이 가장 밝게 빛납니다. 이때 달은 황금빛 또는 주황빛을 띠는데, 이 색감은 달 자체의 색이 아니라 낮게 뜬 달빛이 대기층을 길게 통과하면서 파장이 긴 붉은빛 계열만 남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일출·일몰 때 하늘이 붉어지는 원리와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도심을 벗어나 탁 트인 곳에서 막 .. 2026. 6. 30.
40만 년 전 동굴 유물 (선사시대, 구석기, 아슐-야브루디안) 솔직히 저는 선사시대를 꽤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웠고, 박물관도 몇 번 다녀왔으니까요. 그런데 이스라엘 북부 푸레이디스 외곽에서 발굴된 동굴 유적을 접하고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40만 년 전, 그러니까 네안데르탈인보다도 앞선 인류가 동굴에서 불을 피우고 사냥한 동물을 나눠 먹으며 도구를 만들었다는 사실 — 이게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인류 역사 전체를 다시 읽어야 한다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선사시대 동굴에서 발견된 것들: 숫자와 근거로 보다이 동굴이 처음 학계에 알려진 건 1970년대입니다. 당시 연구자들은 약 20만 년 전 유적지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고대유물관리국(IAA)의 고고학자 코비 바르디와 하이파 대학교 고고학 부교수 론 시멜미츠가 .. 2026. 6. 30.
베수비오 파피루스 (AI 복원, 가상 언롤링, 스토아 철학) 박물관 다큐멘터리에서 낡은 양피지 한 장을 복원하는 데 수개월이 걸린다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도 처음엔 "이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일까" 싶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 답은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습니다. 약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불에 타 탄화된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AI 기술로 가상 복원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날 다큐에서 받았던 감동이 다시 한번 밀려왔습니다.AI가 해낸 가상 언롤링, 2,000년 만의 귀환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불에 타 형체만 남은 두루마리를 물리적으로 펼치지 않고 내용을 읽어낸다는 발상 자체가 처음엔 공상처럼 들렸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해냈습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이번 성과는 관계자들이 직접 "역사적인 돌파구"라고 표.. 2026. 6. 29.
섀도우 블래스터 은하 (중성미자, 중력 렌즈, 별 형성 은하) 110억 광년 밖에서 출발한 입자가 남극 빙하 속 검출기에 포착됐습니다. 그리고 그 추적 끝에 '섀도우 블래스터'라는 별명을 가진 은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저도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숫자 자체가 너무 커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단순한 발견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유령 입자 중성미자, 왜 이렇게 추적이 어려울까우주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중성미자(neutrino)는 물질을 그냥 통과한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얼마나 작기에 통과를 한다는 건지 와닿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중성미자란 전하가 없고 질량이 극히 작아 다른 물질과 사실상 반응하지 않는 입자입니다. 우주를 날아다니는 동안 어떤 장애물에도 방해받지.. 2026. 6. 29.
알라모 포탄 발견 (고고학 발굴, 역사 유물, 전투 현장) 1836년 알라모 전투 현장에서 철제 포탄이 두 번째로 발굴되었습니다. 190년 동안 땅속에 잠들어 있던 유물이라는 사실을 접하는 순간, 저도 처음엔 그냥 오래된 쇳덩어리 이야기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런데 읽을수록 이건 단순한 발굴 뉴스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작은 포탄 하나가 어느 편 병사가 쐈는지, 어떤 무기를 썼는지를 밝혀낸다는 것, 그게 고고학이 가진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19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두 발의 포탄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멕시코군이 전투가 끝난 직후 전장을 샅샅이 뒤져 포병 장비를 거의 전부 수거해 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거든요. 그런데 그 수색망을 빠져나간 포탄 두 발이 땅속 1미터 아래에 조용히 남아 있었습니다. 이후 해당 부지에 건설 공사가 이어졌음에도, 두 포탄.. 2026. 6. 27.
호모 날레디 (여성화석, 장례의식, 고생물단백질학) 남아프리카 라이징 스타 동굴에서 발굴된 호모 날레디 유골 20구가 전부 여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저도 이 결과를 접했을 때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을 정도였습니다. 뇌 용량이 침팬지 수준에 불과한 고인류가 성별로 구분된 장례 의식을 치렀을 수 있다는 가설, 말이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과학이 답을 내놓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쏟아내는 순간, 그게 왜 이 분야에 자꾸 눈이 가는지를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여성화석만 20구 — 이게 말이 되는 숫자인가2015년 처음 세상에 알려진 호모 날레디(Homo naledi)는 발견 당시부터 고인류학계를 뒤집어 놓은 종입니다. 디날레디 챔버로 불리는 동굴 깊숙한 곳에서 수십 개체 분량의 화석이 한꺼번에 나왔고, 연구진은 이것.. 2026.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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